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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국제학교 선택, 입학 기준(영국계, 미국계)

2017년도 8월 둘째 아이가 6개월 때, 나는 머나먼 사막 이곳 중동으로 오게 됐다. 어렸을 때 늘 생계가 힘들고, 불안했던 나는 친구들이 대학교 때 배낭 하나 메고 훌쩍 떠나는 배낭여행 한번 못해 봤기에 남편이 외국 주재원 근무 얘기를 했을 때, 어느 나라든 기회가 있으면 가자고 했다. 남편은 운 좋게 중동 주재원 근무에 합격을 했고, 나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흔쾌히 고고를 외쳤다. 하지만 남편은 둘째가 아직 신생아고, 중동은 정보도 없고, 중동 소재 많은 나라들의 내전으로 위험하다는 인식도 있고, 영어권 국가도 아니어서 고민이 꽤나 됐나 보다. 나중에 지나고 한 얘기지만 남편 회사 부장님도 남편한테 아이가 너무 어린데, 병원이나 예방접종 이런 게 문제 되지 않겠냐며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정말 아주 단순하게 외국에서 살아볼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남편을 밀어 부쳤다. 결국 그리하여 우린 그 뜨거운 낙타의 나라 중동에 도착했다. 아직도 그날의 비행기 밖으로 보는 누런 땅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비행기에서 보는 모습과 땅에 내려서 보는 중동의 모습은 그닥 다르지 않았다. 건물들도 누렇고 땅도 누렇고 심지어 야자수도 누렇고, 초록의 산이나 호수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모든 게 우리나라와 너무 달라 보이고 이 낯선 땅에서 내가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약간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밀고 나갔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뭐. ' 그게 벌써 8년 전이다. 내가 이 사막에 세 번이나 다시 오게 될 줄이야!!! 도대체 무슨 여기에 무슨 매력이 있길래? 아이들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아이들이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과 문화를 경험하고, 나도 그 부모들 사이에서 많이 배우고 느끼며 이곳 생활에 점점 젖어들었던 것 같다. 

 

이곳 생활에 대해 너무 할말이 많지만 꾹 참고, 오늘은 아이들 학교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우리 집은 현재 첫째는 grade 8(만 14세, 미국학교), 둘째는 year(만 8세, 영국학교)!!! 내 의도와는 다르게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 둘이 서로 다른 학교를 다니는 특이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둘이 방학도 다르고, 학교도 달라 등교도 하교 픽업도 나는 남들보다 두배로 운전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아이들은 각자 학교에 만족하고 잘 다니니 그걸로 나는 위안을 삼고 있다.

 

큰아이는 우리가 한국으로 복귀했다가 다시 이곳에 왔을때 학교에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미국학교로 옮겼는데, 그곳에서 영국학교에서는 느끼지 못한 자유로움과 다양함을 느끼고 미국학교를 다니고 있고, 둘째도 똑같이 미국학교를 보냈었는데, 아이는 첫째랑은 성격이 정반대인지라 본인한테 관심을 덜 주는(비 오는 날 자기한테 우산을 씌워주지 않았다는 둥,,,반에 아이들이 아랍어로 얘기해도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둥,,,) 학교를 너무 싫어해서 다시 영국학교로 옮기게 되었는데, 3년째 잘 다니고 있다.  

 

<학교 선택 기준>

1. 교육과정(Curriculum)

  • IB : 보통 유럽의 대학 입학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미국계 학교)
  • AP : 미국 대학 입학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미국계 학교)
  • IGCSE & A-Level : 영국 대학 입학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영국계 학교)

▶ 외국 대학 입시를 생각하는 부모는 그 나라의 입시에 맞게 학교를 선정하면 되고, 주재원으로 잠깐 체류하고 다시 한국으로 갈 부모들은 보통 아이의 성향을 고려하여 학교를 선택하게 되는데, 학습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는 보통 영국계를 보내고, 아이를 학습보다는 자유롭게 키우고, 한국학제와 같은 학제를 원하는 경우는 미국계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영국계는 학습, 부모와의 교류, 온라인 상담, 보안, 주차 시스템 등이 굉장히 잘 돼 있고 편하다. 그렇다 보니 상벌 제도가 확실하고 수준별 수업을 초등 저학년부터 실시하는 반면 미국계는 학생이 알아서 주도적으로 학습해야 하고, 안 한다고 해서 하라고 하지도 않고, 학생들에게 간섭자체를 잘 안 한다. 정말 모든 게 너무 프리하고, 영국계에서 느끼든 체계화 시스템화는 미국계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유로운 미국계를 훨씬 선호하고, 성적도 사실 미국계 학교가 더 받기 수월한 건 사실이다.  

 

2. 학교 환경 및 시설

한국 학교는 급식 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 있어 부모들이 도시락을 준비할 필요가 없지만, 외국은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 학비가 조금 더 비싼 학교의 경우 학교에서 아침, 점심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일 뻔한 빵, 파스타 등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락을 싸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학비가 비싼 학교는 대부분 새로 지은 시설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영장 등 체육시설이 좋고, 음악실에 다양한 악기가 비치되어 있고, 교실도 쾌적한 경우가 많다. 솔직히 나는 매일 같이 아이들을 라이딩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학교 환경은 급식 제공이나 체육 시설보다 교통체증이 덜 하고 주차 환경이 좋은 곳이 좋은 것 같다.

 

3. 교사진 및 교수법

교사들의 학력, 경력, 교육 철학 및 수업이 학생 중심 수업, 토론식 수업 등이 이루어지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물론 이 사항은 우리가 직접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대부분 외국의 국제학교는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학생 중심의 발표 및 토론 수업 등 학생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만 봐도 수업의 대부분이 발표 수업이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영국계보다 미국계가 학생 참여 및 발표 수업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중동은 영국과는 가깝지만 미국과는 굉장히 멀기 때문에 영국계 학교는 모두가 영국 국적의 능력을 갖춘 선생님인데 반해 미국계 학교는 다양한 국적의 미국 소재 대학만 졸업하면 선생님이 되는 경우도 있고, 선생님이 부족하여 타 교과 선생님이 영어를 가르친다거나 전공자가 아닌 선생님이 해당 과목을 가르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4. 학생 구성 및 다문화 환경

특정 국적 학생 비율이 너무 높으면 글로벌 환경이 약할 수도 있어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섞여 있는 환경이 좋다. 중동의 경우 국제학교에도 돈 많은 중동 학생이 가장 많다.  일반적으로 영국계의 경우 공부로 성공하려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경쟁도 치열하고, 학부모들도 아이의 학교 생활과 성적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중동에 있는 영국계는 시리아, 인도, 팔레스타인 학생들이 많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나라에서 나와서  외국에서 살려면 공부를 해야 엔지니어, 의사, 약사 등 좀 더 편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부모들이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미국계는 국적이 영국계보다는 다양하고 분위기가 조금 더 자유롭다. 

 

5. 언어 및 ESL 지원

영어 외 추가 언어(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교육 가능 여부 및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프로그램이 필요한 경우 지원이 되는지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중동에 있는 영국계는 영어 외에 초등 저학년때는 프랑스어를 배우고 초등 고학년이 되면 독일어도 선택하여 배울 수 있다. 미국계는 중등부터 제2외국어를 수강하기 희망하는 희망자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아이들이 영어를 사용하게 되면 친구들과의 관계, 학업 등 진도를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렇게 때문에 학교에서 ESL프로그램이 지원되는지 여부도 중요한 항목이 될 수가 있다. 영국계의 경우는 시간당 비용을 부담하고 선생님과 방과 후에 영어 개인 지도를 받을 수 있고, 미국계는 학비에 이 과정이 포함되어 있어, 필요한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아이가 영어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해외 진학을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제도나 시스템이 다 갖춰져 있어서 아이들은 적응을 어른보다 더 잘하는 게 사실이다. 

 

6. 학비

중동 소재 국제학교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학비가 많이 저렴한 편이다. 연간 학비가 대략 영국계는 2천만원, 미국계는 2천2백만 원 정도 수준이다. 베트남이나 싱가포르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학비는 학교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고, 신규 학교의 경우는 조금 더 비싸다. 학비는 보통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안내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7. 위치

사실 나는 이 항목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학교 근처는 매일 차량이 많고, 교통체증도 심하여 등학교시 시간 소모가 엄청나다. 그래서 나는 학교를 먼저 정하고 학교에서 가까운 곳으로 집을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초등학교 때는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해야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 근처에서 걸어서 집에 갈 수 있는 정도의 집이면 그만큼 시간 세이브가 많이 되기 때문에 나는 학교를 선택하고 집을 구하는 것을 강추한다.

 

8. 학교 평판 및 리뷰

사실 외국에 오게 되면 보통은 학교 평판을 들을 사람도 없고, 오직 인터넷에 의존하게 된다. 그렇게 때문에 나 같은 경우도 학교를 검색해 보고, 그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본 후 괜찮을 것 같은 학교를 추려서 학교에 메일을 보냈다. 그중 제일 친절하고 빠르게 답장을 받은 학교를 우리는 선택했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은 학기 시작 전에 미리 와서 종교활동이나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정보를 구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사실 한국 사람들은 성향이 대부분 비슷한 지라 학교에 대한 선호도도 비슷한 경향이 많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내 경험상 한국 엄마들이 너무 많은 학교는 오히려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고, 아이나 남편이 너무 잘 나가면 시기 질투가 심한 경우도 많다. 솔직히 나는 영어를 빨리 단기간에 늘게 하고 싶으면 오히려 한국 아이들이 많이 안 가는 학교로 보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래야 엄마도 편하다^^

<입학 인터뷰>

우리도 첫째아이의 학교를 선택할 때, 정보가 너무 없었던 탓에 무작정 구글 창에 검색을 했다. 'school 해당국가'를 검색하면 학교 리스트가 쭈욱 나온다. 거기서 맨 위에 나오는 학교는 당연 인기학교에 관리가 잘 된 학교일 확률이 높다. 우리는 그리하여 맨 처음에 나온 영국계 학교와 미국계 학교 한 군데씩 연락을 취했다. 그때 첫째 아이가 한국나이로 만 7세였는데, 영국계 기준으로는 year 2, 미국계 기준으로는 grade 1이 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너무도 단순하게 이메일 답변이 친절하게 온 영국계 학교에서 인터뷰를 보았다. 인터뷰는 간단하게 진행되었다. 입학 담당 선생님이 아이랑 단둘이 방에 들어가서 시험을 보는데, 시험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냥 아이랑 짧은 대화와 색깔 맞추기 등의 얘기를 했다고 한다. 저학년의 경우에는 영어 실력보다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서 학교에서 적응을 잘할 수 있는지의 능력을 보는 것 같다. 

 

베트남 주재원으로 나가있던 친구얘기를 들어보면, 친구 아들도 우리 아이와 나이도 같고, 똑같이 영국계 학교 인터뷰를 보았는데, 그 아이는 인터뷰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이는 낯선 나라에서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나 단둘이 인터뷰를 보는 상황에 당황하여 울음을 터뜨리고, 선생님을 따라가지 않으려고 했다고 한다. 아이의 능력과 상관없이 저학년의 경우는 대부분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보는 것 같다.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우리가 한국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이곳에 왔는데, 먼저 다니던 영국계 학교에 자리가 없어 미국계 학교로 학교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때는 아이가 더 이상 초등이 아니었기 때문에 입학시험을 단순한 인터뷰가 아닌 시험을 보았다. 이 때는 시험문제가 그 학년의 수준보다는 살짝 더 높은 수준의 문제가 출제되었다.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고 학교에 떨어질까 봐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일반적으로 국제학교도 학생을 받아야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학생을 받으려는 주의다. 그래서 시험 성적이 낮으면 한 단계 다운그레이드를 추천하므로 한 단계 낮춰서 가면 되고, 외국이기 때문에 한 단계 낮춰도 나이가 같은 아이들도 많고 전혀 문제 되지 않고, 오히려 그 사이에서 더욱 잘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잘하더라도 외국이고, 영어가 익숙지 않기 때문에 또한 특례에 맞추기 위해 한 단계 다운해서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이곳에 처음와서 첫째 아이가 등교를 한 첫날이 생각이 난다.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 불안하고 초조해할까 봐 도시락에 사랑한다는 메모를 남기고, 게이트에 들여보내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봤던 것 같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이상으로 강하다. 문제는 부모다. 부모의 지나친 걱정과 간섭이 오히려 아이를 더 혼란스럽게 할지도 모른다. 아이를 믿어보자. 학교를 다니다 보면 그 학교가 아이에게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괴롭히는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고, 아무래도 외국이고, 아시아 사람은 외모가 너무 달라 차별을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걸림돌들을 아이들이 넘고 넘다 보면 더 큰 문제가 터져도 아이들은 무너지지 않고 슬기롭게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후의 수단으로 아이가 학교 생활을 너무 힘들어하면 다른 학교로 옮기면 그만이다. 아이들은 또 적응한다. 이 세상에 쉽게 되는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세상이다.